담안편지(599) - 월새기가 버팀목이고 위안처랍니다
그간 건강히 잘 지내셨는지요.
함께 지내시는 목사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 분들께도
안녕과 함께 평화 인사를 드립니다.
보내 주신 월새기와 동봉해 주신 서신을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너무도 고맙네요.
1월달 월새기가 안 오면 어떡하나
조마조마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한시름 놓고 지금은 잘 읽고 묵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TV가 끝나면 월새기를 꺼내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 가면서 읽고 묵상을 한답니다.
습관이 되어 월새기가 없으면 허전하고 불안하답니다.
월새기에 나오는 한 줄 한 줄 글귀가 공감이 안 되는 말이 없답니다.
제가 오랜 세월 꿈꾸어 왔던 것이 책을 쓰는 것이었거든요.
책 내용은 고전에 관한 잡학입니다.
이번 상고심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집필을 해 볼려구요.
실낙원의 저자 존 밀턴은 43세에 실명 후 10년 넘게 집필을 하고
존 번연도 천로역정을 감옥에서 썼다고 합니다.
빅토르 위고가 쓴 레미제라블은 19년의 망명생활을 하면서 썼고,
단테가 쓴 신곡도 망명생활을 통해서 탄생한 책이라고 합니다.
그 밖에도 사마천의 사기는 궁형을 당하고 집필을 시작했고
손무는 무릎을 잘리는 형벌을 받고 손자병법을 썼다고 하네요.
저는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었답니다.
이번 사건에도 분명 하나님의 깊은 뜻이 있다고 믿습니다.
범행을 공모하지도 않았고
주범의 부탁으로 편지를 대필해 주었는데
어떻게 주범과 공동 정범으로 엮일 수가 있겠는지요.
사건이 나고 보니 철저하게 속고 이용을 당했더군요.
주범은 자신의 형량 때문에 거짓말만 하고
범행한 사람도 거짓말로 자신만 살려고 하다 보니
선의적으로 도와준 저는 엮이고 말았답니다.
상고심 끝나면 본소인 00교도소로 이송을 갈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월새기 좀 보내 주세요.
매번 부탁만 드려서 죄송합니다.
월새기가 버팀목이고 위안처랍니다.
지금까지 그 힘든 재판을 견딜 수 있었던 것도
보내 주신 월새기 덕분이었습니다.
너무 절망되고 죽는 생각을 얼마나 했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월새기를 우연하게 읽게 되면서
두려움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답니다.
지금의 과정들이 제 인생에서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고 이겨 낼려고 합니다.
저는 은혜에 보답하고자 매일 기도드리고 있답니다.
목사님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21. 1. 10 00에서 0 0 0 드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