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556) -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편지를 드립니다.
편지 봉투 속에 우표를 넣어놓고
안부를 여쭤야지 한 게 벌써 두 달 전 일이네요.
코로나 사태가 너무 오래 가네요.
예상되는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많이 힘드시죠?
저는 이번 달에, 제가 속해 있던 마스크팩 작업장이
결국은 문을 닫게 되고 나서야 그 여파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업체가 많이 버텨 주었다고 얘기들을 해요.
들리는 얘기로는 저희보다 더 저렴한 인건비를 제시한
남자교도소로 일감이 넘어갔다는 얘기도 있고요.
어쨌든 덕분에 쉬고 있습니다.
최하 한 달을 쉬어야 하고 다른 업체를 물색 중이라 합니다
지금 2인실에서 정말 송구하리만치 너무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습니다.
제가 정말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2인실은 짝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나누어진다고들 하더라고요..
저는 지금... 천국(?)에 있습니다.
어떤 짝이든지 분명 계획이 있으실 거라 믿고 기도했지요
짝이 온 지 두 달 가까이 되어 갑니다
며칠 전에 처음으로... 제가 아는 하나님에 대해서 얘기해 줬습니다.
어렸을 때 하나님을 처음 알게 된 순간, 청년의 때에 만났던 하나님,
그리고 사회에 나가면서 그 존재 자체를 부인했던 나...
그러다 다시 만난 하나님, 또 이어지는 배신...
그리고 또 감사하게도 다시 그분께 붙잡힌 바 된 나...
모든 일의 결국은 하나님이더라. 답도 그분밖에는 없더라고.
신내림을 받았다는 짝궁에게 덧붙여 쥐여 짜낸 말이라고는
“이왕이면 지금 네가 모시는 신보다
더 큰 능력의 하나님을 모시는 게 낫지 않아?”라고 해버렸어요. 어유....
그리고 그랬네요... 나랑 지내다가 실망시키는 모습이 분명 있을텐데
내가 그런 사람이라서 하나님 붙잡고 있는 거니까
너는 하나님하고 1대1로 직접 만나라...
사람들이나 교회에 실망해서 하나님하고 멀어지지 말고...
매일매일 밀리지 않게 ‘새벽기도’로 QT를 합니다.
목사님께, 그리고 협력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저 말고도 은혜를 받는 분들이 정말 많으실 것 같아요.
거두는 분은 하나님이신 걸 이제야 깨달았어요.
갈수록 단순해지고 홀가분해지고 바보 비스므레한 취급을 받아도
별로 싫지 않은 이 느낌이 잘못된 건 아니길 바라며,
저의 기도 속에는 늘 목사님과 도우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걸 잊지 마세요. 건강하세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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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