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511) - 여전히 하나님의 사람이었구나
평안하신지요
장애를 지닌 아내와 자녀들을 애타게 찾았었던
재소자 0 0 0입니다.
당시에는 00에 있었는데 3년 6월의 형을 확정받고
이곳 00교도소로 이감 온 지 이제 두 달 정도 된 듯합니다.
이곳에서도 전 여전히 말씀 읽고, 성경을 쓰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주신 그 모든 시간을
다시 온전히 바치라고 명받은 자처럼
수도자(?)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시간들 중에 어느 교도관(누군지는 모릅니다.^^:)께서
저의 생활을 눈여겨보시고는
“월간새벽기도 20년 3월”을 선물이라고 건네는데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3월 5일에 받았고 오늘 10일(화)입니다
독방에 있는 저라서 다른 재소자들보다는
개인적인 시간들이 많은 터라
감사하며 매일 월새기로 공부 중입니다. (영어도 같이 하고요^^)
하나님께서 주신 그 시간들... 허락하시는 순간까지
성경에 관해 알아가고 싶습니다.
지금은 제 형편이 되지 못해
후원할 수 있는 입장은 못 됩니다만
남겨진 형기만큼 새벽기도 책을 받고 싶어
염치 불구하고 글을 써 봅니다.
스무 살 시절에 맺었던 서원들...
이사야 선지자의 “내가 여기 있나이다”며
울부짖던 고백의 모습이었던 30여 년이 지난 지금
30년이면... 울컥 치솟는 열정을 다독여
가만히 눕히고도 남았을 시간입니다만
아직 제 눈에 읽혀지는 성경에서... 눈물이 흐르고
마음 안에 짓이겨지는 비틀어진 현실들이...
아프게도 말씀 안에 무너지는 모습이...
저는 여전히 하나님의 사람이었구나라 여겨집니다.
오늘의 이 편지와 함께 미래의 작은 희망을 품은 재소자가
월새기에 부디 은혜를 받는 오늘로 기억되기를 부탁드립니다.
20. 3. 10. 00에서 0 0 0 드림(0000번)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