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등 뒤에 계신 주님 (요한복음 21장 12절)

 < 리더십보다 마더십이 중요하다 >
   
  “와서 조반을 먹으라.”는 예수님 말씀에는 사명을 주실 때 먼저 내면을 채워주시려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그 마음이 참된 목자의 마음이다. 참된 목자의 1차 관심은 ‘먹을 것을 주는 것’에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목회자는 대접만 받아야 되는 줄 안다. 식당에 가면 제일 안 내는 사람 3순위가 세무서장, 2순위가 경찰서장, 1순위가 목회자라고 한다. 그러나 목회자도 내는 재미를 누려야 한다. 내는 재미처럼 재미있는 것은 없다. 마이너스 통장 생활을 해도 낼 때는 내는 것이 아름답다.
   
  한 청년이 믿음이 깊어지면서 받은 월급을 대부분 교회를 위해 쓰고 교우를 대접하는 데 썼다. 그때 내는 재미를 알았다. 나중에 목회자가 된 후에는 대접을 많이 받는 입장인데도 여전히 최선을 다해 내려고 했다. 내는 즐거움처럼 기쁜 즐거움은 없기 때문이다. 그 즐거움을 스스로 박탈하지 말라. 대접받는 기쁨도 크지만 대접하는 기쁨은 더 크다. 남을 먹이고 대접하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다. 목회의 제일 초점도 “어떻게 하면 성도를 잘 먹일까?”에 있어야 한다. 잘 먹인 후에 사명을 주라.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사명을 일깨우실 때 조반 먹인 후 하셨다. 사명을 위해 일하는 것만큼 하나님 앞에서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요새 교인들은 고생이 많다. 목사 노릇 하기도 힘들지만 사실상 교인 노릇 하기도 힘들다. 세상에서 6일간 열심히 일하다 주일에는 교회에 와서 대가를 조금도 바라지 않고 헌금까지 하면서 일한다. 그런 헌신적인 교인을 보면 자연히 “어떻게 말씀을 잘 먹일까?”에 제일 관심을 가지게 된다.
   
  성공학에서는 사명을 잘 맡기는 목회자의 리더십(leadership)을 중시하지만 하나님은 목회자의 밥 짓는 마더십(mothership)을 더 중시하신다. 사명만 강조해서 생긴 사명은 잘못되기 쉽다. 밥을 잘 먹인 사랑의 식사에 감격해 생기는 사명이 진짜다. 세상적인 성공 리더십은 일을 조직적으로 잘 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지만 목자 리더십은 밥을 잘 먹이는 일에 가장 관심을 둔다. 밥을 잘 먹고 영혼이 풍성해질 때 사명의 열매도 많이 맺힌다.
   
  예수님이 베푸신 갈릴리 호숫가 아침의 호변파티는 제자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은혜의 ‘시은소(施恩所)’가 되었다. 그 파티에서 제자들은 허기진 배도 채웠지만 허기진 마음도 채웠다. 예수님의 제일 관심은 은혜 주시는 것에 있다. 그 은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부족함을 채운다. 예수님은 나의 사소한 고민까지 알고 나의 소리 없는 신음까지 살피신다. 내가 실패한 모습으로 주님 마음을 크게 아프게 했어도 여전히 주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내가 한숨을 쉴 때도 주님은 나를 향한 찬란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 나는 못해도 주님은 할 수 있다. 환경의 소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타인의 소리도 참고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도 아주 중요한 것은 아니다. 훌륭한 사람의 소리도 잘 들어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내 양심의 소리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안에 울려 퍼지는 하나님의 음성이다. 하나님이 좋다고 하면 좋은 것이고 의롭다 하면 의로운 것이고 희망이 있다고 하면 희망이 있는 것이다.<2019.6.18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