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리더의 책무 (신명기 1장 9-18절)
< 공정한 재판을 추구하라 >
모세는 중간 리더인 재판장을 세우고 그들에게 공정한 재판을 명령했다(16절). 고대에는 빈부의 차이, 신분의 차이, 국적의 차이에 따라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될 때가 많았지만 모세의 율법은 불공정한 재판을 엄히 금했다. 출애굽 초기에 재판할 때는 재판장이 자기 자리를 걸고 심지어는 자기 목숨까지 걸어야 했기에 금권, 인정, 친분, 청탁 등에 의한 불공정한 재판은 있기 힘들었다.
또한 당시 이스라엘은 자기들을 배척하는 이방인은 단호히 배척했지만 자기들과 함께하는 이방인은 동족처럼 대했다. 실제로 모세와 함께 출애굽한 사람 중에는 이스라엘의 12지파 외에 종교, 문화, 친분 등으로 동질성을 가졌던 이방인도 꽤 많았다. 그들도 이스라엘 사람과 동등하게 대했고 그들에 대한 재판도 공정히 이뤄지게 했다.
왜 공정한 재판을 명령했는가? 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재판이 하나님께 속했다.”는 말은 “공정한 재판은 하나님을 경외할 때 이뤄진다.”는 뜻도 있고 “하나님의 말씀과 율법을 따라 공정하게 판결하라.”는 뜻도 있다. 요새 판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고 한다. 당시 재판장도 하나님의 말씀과 율법과 양심에 따라 정당하게 판결해야 했다.
또한 모세는 재판할 때 “사람의 낯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사람의 시선이나 권력자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말고 바르게 판결하라는 뜻이다. 사람을 기쁘게 하기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사람의 마음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라. 그렇게 정당하게 재판하되 판결을 내리기 어려울 때는 자신에게 그 판결을 돌리면 자신이 하나님의 뜻대로 최종 판결을 내리겠다고 했다.
하나님은 외모를 보고 부유한 자의 편을 드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 반대로 동정심을 앞세워 가난한 자의 편을 부당하게 드는 것도 원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공정한 재판을 원하신다. 공정한 재판은 건강한 인간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것 중 하나다. 그 기초가 흔들리면 사회는 흔들리다가 결국 쇠락한다.
경제 가치를 앞세우고 공정 가치를 경시해서 얻은 성공은 복이 아니다. 성공은 공정 가치를 바탕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산술적인 공정 이상의 약자를 조금 더 배려하는 차원 높은 공정을 추구하라. 성도는 세상을 돌보는 거룩한 사명을 위임받은 존재이고 성도의 삶은 그 사명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선한 변화의 책임이 맡겨진 작은 중간 리더로서 자기 처소에서 하나님의 의를 세우는 일에 힘쓰라. 성도가 거룩한 중간 리더의 책무를 다하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하게 변하고 내가 속한 곳이 조금 더 아름답게 변한다.<2018.8.2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