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귀하게 되는 길(2) (이사야 52장 13-15절)
개그(gag)란 <네트영어>의 원리대로 뜻풀이하면 ‘객객거리는 것(구역질, 토), 객객거리다(구역질하다, 토하다), 객객거리게 하는 것(재갈, 입마개), 객객거리게 하다(입마개하다, 재갈 물리다), 깩깩거리는 것, 깽깽거리는 것, 낄낄거리는 것(익살), 낄낄거리게 하는 것(익살 부리기)’이란 뜻이다. 바보처럼 익살을 부리며 남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개그다. 바보처럼 보여 남을 즐겁게 해주는 존재였는데 나중에 보니까 대단한 인물이 되어 있다면 얼마나 감동이 되는가? 죽 쑨 인생을 작품 인생으로 만들어내는 삶처럼 멋진 삶은 없다.
목회 초기에 설교할 때 죽 쑤면 너무 부끄럽고 속이 상했다. “성도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다음 주에는 실망한 성도들이 많이 빠지겠지.” 설교자가 설교에 죽 쑤면 청중에게 웃음거리가 된다. 그런 웃음거리가 된 것이 처음에는 속상했지만 오래 설교자로 지내면서 ‘웃음거리가 된 것’을 ‘웃음을 준 것’이라고 생각하는 여유가 생겼다. 웃음이 줄어드는 시대에 남에게 웃음을 한 컵 선사하면 얼마나 좋은가? 그다음에 더욱 잘 준비하면 된다.
몸이 아프면 밥 대신 죽을 먹는다. 그 죽으로 병을 이기고 건강을 회복한다. 죽 쑨 설교로 인해 웃음거리가 된 후 깊은 기도와 묵상으로 한 주간 열심히 말씀을 준비하면 그다음 주 설교는 영적인 대박을 칠 때가 많다. 한때 웃음거리가 된 것이 나중에는 별일 아닌 것이 되고 그 상태에서 반전의 역사를 이뤄내면 더욱 감동과 찬탄을 줄 수 있다. 그처럼 설교 사역에서 죽 쑤는 과정들을 극복하면서 땀은 배반이 없기에 필자는 <성경 전권강해> 완성을 목전에 두게 되었다.
잠깐 웃음거리가 된 것을 즐긴 후에 반전의 역사를 일으키는 거룩한 개그맨과 개그우먼이 되라. 믿음만 잃지 않으면 죽 쑨 삶 때문에 건강을 회복할 때도 많다. 더 나아가 ‘죽 쑨 삶’ 이상의 ‘죽는 삶’까지 각오하면 더욱 멋지게 살아날 수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남을 감동시키는 책임적인 행동도 나온다. 그런 책임적인 행동이 있어야 영혼도 살아나고 공동체도 살아나고 환경도 변하고 거룩한 역사도 쓰인다.
얼마 전 올림픽 올림픽 팀추월 경기에서 동료 선수를 외면하고 결승선으로 들어온 선수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팀추월 경기는 팀원 3명 중 가장 늦게 들어온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를 매긴다. 그래서 앞선 2명이 아무리 일찍 들어와도 소용없기에 앞에서는 뒤 선수의 바람막이를 해주고 뒤에서는 앞 선수를 밀어주면서 같이 결승선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앞선 두 선수가 뒤떨어진 한 선수를 외면했다고 큰 비난을 받은 것이다.
요새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 무조건 금메달만 따라고 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뒤처진 사람 때문에 기록이 나빠지면 “저 선수 때문에 경기를 망쳤네.”라고 했지만 요새는 “메달을 못 따더라도 동료를 챙겨야지.”라고 한다. 내면의 가치를 살피는 삶이 수준 높은 삶이다. 자녀가 공부를 못하면 “공부도 못하면서...”라고 하지 말고 “공부를 못해도 교회를 잘 섬기고 친구를 잘 챙기라.”고 하라. 챙길 줄 아는 책임적인 사람을 하나님도 챙겨주시고 책임져주신다.<2018.4.12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