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사랑과 눈물
2006초, 미식축구의 영웅 한국계 하인즈 워드(Hines Ward) 열풍이 불었다. 그 열풍은 그가 한국계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들에게 헌신했던 어머니의 사랑이 우리네 어머니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결혼 후 도미한 그의 어머니는 곧 남편과 헤어지고 혼자 아들을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아들은 생김새도 다르고 영어도 못하는 어머니가 싫었지만 어머니는 아들에게 무시당하면서도 아들을 위해서라면 어느 것도 아끼지 않았다.
어느 날, 워드는 어머니 차로 등교하면서 평소처럼 친구들이 모르게 차 아래로 깊숙이 몸을 숨겼다가 학교 앞에서 급히 차문을 열고 나갔다. 그때 잠깐 고개를 돌렸다가 어머니의 눈물을 보았다. 그날 그는 바보로 보던 어머니를 바로 보게 되었다. 그는 접시닦이, 호텔 청소부, 가게 점원으로 하루에 3가지 일을 하면서도 제때 꼭 따뜻한 식사를 챙겨준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깨닫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사랑과 눈물은 그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었다. 그는 항상 웃었고 경기 중 누군가 강한 태클을 걸어와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누군가 “상대가 강한 태클을 걸면 화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말했다. “저는 힘들어도 웃으며 살기로 어머니와 약속했습니다.” 워드의 얼굴에 새겨진 한국인의 아름다운 미소는 어머니의 눈물의 열매였다.
오늘날 가장 그리운 것은 어머니의 눈물이다. 어렸을 때 접한 어머니의 교훈은 신묘한 위력으로 자녀의 영혼을 죽을 때까지 감싼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어머니의 교훈은 어머니의 눈물이다. 한숨을 쉬며 걱정하지 말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라. 말로 책망하지 말고 눈물로 책망하라. 눈물의 자식은 망하지 않는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면 웃고 기뻐하며 단을 거두게 된다.
어머니의 눈물은 사람의 존재 근거다. 훌륭한 사람에게 있는 것은 바로 어머니의 눈물이다. 어머니의 눈물은 자식의 행복과 행로를 좌우하고 결국 자식의 웃음을 낳는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을 눈물로 키웠던 어머니에 대한 재발견이 필요하다. 어머니를 잃으면 자신의 존재도 잃고 어머니를 찾으면 자신의 존재도 찾는다.
어느 날, 청개구리처럼 살던 한 말썽꾸러기 딸이 대학에 갔다. 집이 멀어 객지에서 자취하는데 부모 품을 떠나니까 처음에는 신났다. 그녀는 자취방에서 스스로 빨래하고, 청소하고, 설거지를 했다. 얼마 후 그녀는 자취방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때서야 엄마의 고마움을 얄미울 정도로 깨달은 것이다. 그날 자취방으로 엄마의 전화가 왔는데 전화 중에 다시 눈물이 쏟아졌다. 그때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엄마에게 감사를 표현했다. “엄마! 오래 사세요.”
낮은 자리에서 어머니를 만날 때 올라가는 인생이 된다. 행복은 자기 실존의 깊이로 내려갈 때 슬쩍 모습을 드러낸다. 자기 실존을 향해 깊이 내려가다 보면 무엇인가에 목말라하는 자기 영혼이 보인다. 또한 그 영혼 옆에서 눈물을 애써 감추고 환하게 미소 짓는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사람은 어머니의 눈물과 만날 때 비로소 영혼의 미소를 얻게 된다.<상처는 인생의 보물> 가족편 중에서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