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8장 40-44절
40 예수께서 돌아오시매 무리가 환영하니 이는 다 기다렸음이러라 41 이에 회당장인 야이로라 하는 사람이 와서 예수의 발 아래에 엎드려 자기 집에 오시기를 간구하니 42 이는 자기에게 열두 살 된 외딸이 있어 죽어감이러라 예수께서 가실 때에 무리가 밀려들더라 43 이에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는 중에 아무에게도 고침을 받지 못하던 여자가 44 예수의 뒤로 와서 그의 옷 가에 손을 대니 혈루증이 즉시 그쳤더라
잘 기다리는 것도 믿음이다 (누가복음 8장 40-44절)
< 잘 기다리는 것도 믿음이다 >
예수님이 거라사 지방에서 돌아오시자 모든 무리가 기다렸다가 환영했다(40절). 그때 회당장 야이로가 와서 예수님의 발 아래에 엎드려 자기 집에 오시기를 간구했다(41절). 회당장은 회당에서 율법을 낭독하거나 가르치고 설교자를 선정할 권리가 있었고 회당의 유지와 보수 책임을 지닌 유대 사회의 정신적인 리더였다. 왜 그가 예수님의 발 아래 엎드려 자기 집에 오시라고 했는가? 열두 살 먹은 외딸이 죽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분이나 위치가 높은 사람도 사랑하는 외딸이 죽어 간다면 하나님 앞에 엎드리게 된다. 그래서 인생에는 고난도 필요하다. 고난을 통해 체면을 버리고 하나님 앞에 엎드리면 그때부터 기적은 시작된다. 은혜받는 데 가장 방해되는 것 중 하나가 체면이다. 사람 앞에서는 적절하게 체면을 차리되 하나님 앞에서는 체면을 버리라. 계속 같은 죄를 지어서 체면 때문에 하나님 앞에 나오기가 죄송스러워도 나오라. 나이와 신분과 재력과 체면도 다 버려야 참된 믿음이 가능해지고 하나님의 은혜도 넘치게 된다.
체면을 버린 야이로의 요청을 수용해 예수님이 그의 집으로 가실 때 많은 무리가 밀려들었다. 그 무리 때문에 야이로의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열두 해 혈루증 앓던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져 고침 받았다. 그때 예수님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 여인을 찾으시자 야이로는 속으로 초조해하며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딸이 죽어 가는 상황에서 예수님은 왜 저리 여유를 부리실까.'
마침내 야이로가 두려워하던 최악의 일이 생겼다. 그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딸이 죽었다는 비보를 알려 준 것이다. 그는 예수님께 섭섭하기도 하고 억울하고 분한 마음으로 혈루증 여인에 대해 미운 감정이 생겼을 것이다. 게다가 여인은 아무 희생도 없이 그저 가만히 다가와 예수님의 옷자락만 만졌는데 고침 받았고 자신은 회당장 체면도 다 버리고 예수님 앞에 나와 엎드려 사정했는데 딸이 죽었으니 기막힌 일이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먼저 믿고 기도와 봉사도 더 하는데 축복은 남이 더 받는 것 같은 상황에 처할 때가 있다. 그러면 기도하고 헌신할 마음이 약해진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의 헌신을 반드시 기억하시고 결국 승리를 주신다. 믿음은 단발 승부가 아닌 마라톤과 같다. “믿~쉽니다.”라고 소리친다고 잘 믿는 것이 아니다. 기도가 바로 응답되면 누구나 기도할 것이기에 하나님은 참된 믿음을 위해 응답을 지연시키실 때도 있다.
요한복음 11장에서 나사로가 병든 소식을 듣고도 예수님은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유하셨다. 그때 일부러 지연하신 것 같다. 야이로의 딸을 고치러 가시다가 지연하신 것은 혈루증 앓던 여인 때문이었지만 나사로에게 가는 것을 지연하신 것은 의도적인 것 같다. 그 지연이 결국 ‘나사로의 치유’보다 ‘나사로의 회생’이란 더욱 놀라운 기적을 낳았다. 기도 응답과 축복의 지연에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목적이 있다. 지연은 거절이 아니다. 계속 믿고 나아가면 응답의 지연은 나의 소원보다 더 선한 응답을 가져다준다.
야이로의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50절).” 나의 믿음과 헌신에 반해 어려움을 당할 때 하나님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빠지지 말라. 그런 생각은 내가 무엇인가를 받을 만하다는 교만한 생각이다. 고난 중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믿으면 반드시 더 좋은 은혜의 역사를 체험한다.
회당장에게 있었던 가장 훌륭한 모습은 위급한 상황에서 지체하시는 예수님께 한마디의 불평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모습 속에서 예수님은 그의 감사하는 믿음을 보셨을 것이다. 가시적인 응답과 축복이 없어도 감사하는 믿음을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을 계속 추구하라. 하나님의 응답은 더디 이뤄지거나 빨리 이뤄지지 않고 가장 적확한 시간에 이뤄진다. 하나님의 은혜를 간절히 추구하되 응답의 때는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라. 잘 기다리는 것도 믿음이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