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6장 18-21절
18 자기의 몸을 구별한 나실인은 회막 문에서 자기의 머리털을 밀고 그것을 화목제물 밑에 있는 불에 둘지며 19 자기의 몸을 구별한 나실인이 그의 머리 털을 민 후에 제사장이 삶은 숫양의 어깨와 광주리 가운데 무교병 하나와 무교전병 하나를 취하여 나실인의 두 손에 두고 20 여호와 앞에 요제로 흔들 것이며 그것과 흔든 가슴과 받들어올린 넓적다리는 성물이라 다 제사장에게 돌릴 것이니라 그 후에는 나실인이 포도주를 마실 수 있느니라 21 이는 곧 서원한 나실인이 자기의 몸을 구별한 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 헌물을 드림과 행할 법이며 이외에도 힘이 미치는 대로 하려니와 그가 서원한 대로 자기의 몸을 구별하는 법을 따라 할 것이니라
끝까지 신실하게 살라 (민수기 6장 18-21절)
< 끝까지 신실하게 살라 >
신학적으로 매우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선의로 하는 흔히 통칭되는 ‘백색 거짓말’이 용납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어떤 사람은 “거짓 증거하지 말라.”라는 십계명의 9계명을 내세워 백색 거짓말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그 계명은 “거짓말하지 말라.”라는 계명이 아니다.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말을 통칭하는 일반적인 거짓말을 뜻하고 거짓 증거는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는 판단이나 판결 근거로 사용되는 조직적인 거짓말을 뜻한다.
한 성도는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기보다 거짓 증거하지 말라고 하신 9계명에 대해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느끼며 감사한다. 자신이 거짓말을 전혀 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참된 말만 하면서 완벽하게 살 수 없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되고 거짓말이 쉬워지거나 상습화되면 안 된다는 것을 전제로 제한된 특별한 상황에서 백색 거짓말은 허용된다.
극단적인 바리새인의 믿음을 가진 사람은 백색 거짓말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언뜻 보면 그런 주장이 더 영성 있게 보인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교리를 내세워 따르라는 교조주의적인 영성은 참된 영성이 아니라 진리로 포장된 거짓 영성이다. 거짓말로 정죄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면서 하나님의 뜻에도 반하는 사탄적인 거짓말이다. 백색 거짓말은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 허용될 수도 있다.
백색 거짓말 문제는 신학적인 난제이기에 “백색 거짓말도 절대 안 돼.”라고 쉽게 주장하는 사람을 오히려 주의하라. 또한 신학적인 난제에만 매달려 자신의 특별함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병적인 호기심도 주의하라. 역사 이래로 계속 논란이 된 난제를 마치 자신이 완벽한 해답을 가진 것처럼 쉽게 단정하면 오히려 진리에서 멀어진다. 백색 거짓말 문제와 같은 오래된 난제에는 너무 몰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이 “이것 맛있지요?”라고 물을 때 맛이 없어도 맛있다고 동조하는 것이나 “나 사랑해?”라고 물을 때 매우 사랑하면서도 웃으면서 “아니.”라고 반어법적으로 말하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거짓말이지만 백색 거짓말이다. 엄격하게 따지면 사람은 수시로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한다. 시간 약속을 어긴 것도 결과적으로는 거짓말한 셈이다. 그 외에 핑계는 물론 위로와 칭찬과 다짐에는 거짓이 조금이라도 섞인 경우가 많다. 그런 말들을 다 거짓말이라고 정죄하지 않는다.
여리고 성의 기생 라합은 이스라엘의 정탐꾼 2명을 지붕의 삼대에 숨겨 준 후 여리고 왕이 보낸 사람들에게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래도 하나님은 거짓말한 라합을 정죄하시지 않고 오히려 그 가문을 다 구원하고 마태복음 1장의 메시야 계보에 여성으로서 그 이름이 기록되는 찬란한 복을 주셨다. 그처럼 하나님은 어떤 백색 거짓말은 오히려 칭찬하셨다. 그래도 거짓말을 최대한 삼가면서 진실하게 살려고 해야 한다.
어떤 종교 집단은 대중을 세뇌하려고 언론사에 기자로 입사시키고 영혼을 사냥하려고 교회에 간자를 침투시킨다. 처음에는 간자가 충성하면서 신망을 얻다가 때가 되면 반란을 일으켜 목사를 쫓아내고 교회를 접수한다. 그런 행태를 남들이 비판하면 그 교주는 자신의 거짓 언행을 백색 거짓말로 포장하고 자신의 추종자를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144,000명의 선택된 자라고 거짓말한다. 그런 말은 자기 조직을 키우려는 거짓말로서 백색 거짓말이 아닌 진짜 영혼을 죽이는 사탄의 거짓말이다.
기독교는 진리의 종교다. 작은 거짓의 낌새도 주의해서 자신을 지키라. 사람이 완벽하게 진실할 수는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거짓은 최대한 피하고 거짓 언행이 습관화된 사람은 힘써 멀리하라. 거짓이 상습적인 사람을 가까이하면 자신의 영혼을 사탄의 손에 넘기게 되고 점차 자신도 거짓 인생을 살게 된다. 성도는 영적인 나실인이다. 백색 거짓말조차 힘써 주의하고 영적인 나실인답게 끝까지 신실함을 잃지 말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