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2장 17-22절
17 유대인이라 불리는 네가 율법을 의지하며 하나님을 자랑하며 18 율법의 교훈을 받아 하나님의 뜻을 알고 지극히 선한 것을 분간하며 19 맹인의 길을 인도하는 자요 어둠에 있는 자의 빛이요 20 율법에 있는 지식과 진리의 모본을 가진 자로서 어리석은 자의 교사요 어린 아이의 선생이라고 스스로 믿으니 21 그러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하느냐 도둑질하지 말라 선포하는 네가 도둑질하느냐 22 간음하지 말라 말하는 네가 간음하느냐 우상을 가증히 여기는 네가 신전 물건을 도둑질하느냐
참된 자유인이 되라 (로마서 2장 17-22절)
< 율법주의자들의 잘못 >
사도 바울은 복음을 영접하기 전에 철저한 유대교인이었기에 율법주의의 폐해를 잘 알고 있었다. 유대 율법주의자에게는 어떤 잘못이 있는가? 첫째, 율법을 자랑하는 것이다(17절). 유대인으로 규정되게 하는 2대 요소는 ‘할례’와 ‘율법’이다. 그들이 할례와 율법을 중시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할례 받고 율법을 받은 사실로 인해 입술로는 하나님을 자랑하면서 속으로는 인간적인 자랑과 교만에 빠진 것이 문제였다.
둘째, 선생처럼 가르치려는 것이다. 율법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고 선을 분별하는 것은 좋지만 율법주의자들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선한 것을 추구하며 살기보다 자기가 아는 율법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것만 좋아했다. 즉 이방인들을 ‘맹인, 어두움에 있는 자, 어리석은 자,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면서 율법을 내세워 선생처럼 가르치기를 좋아했다(18-20절).
셋째, 가르침대로 행하지 않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왜 가르치기를 좋아하는 율법주의자들을 책망했는가? 가르치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문제는 율법주의자들이 가르치는 대로 행하지 않는 것이었다. 율법을 내세워 남에게 가르치는 것은 잘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율법을 잘 지키지 않는 외식이 율법주의자들의 가장 큰 잘못이었다(21-22절). 하나님은 겉과 속이 다른 율법주의를 무엇보다 가증하게 여기신다.
어느 여름 날 태풍으로 겉보기에 멀쩡한 큰 나무가 쓰러졌다. 사람들은 태풍이 너무 강해서 나무가 쓰러진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이미 나무 안이 다 썩은 상태였다. 그처럼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이 유대 율법주의자들의 모습이었다. 결국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누구보다 더 크게 받는다. 율법은 좋은 것이지만 율법을 자랑하는 율법주의는 좋은 것이 아니고 영성은 좋은 것이지만 영성을 자랑하는 영성주의는 좋은 것이 아니다.
< 참된 자유인이 되라 >
자신에게 율법적인 모습은 없는지 늘 성찰하라. 신앙생활을 오래 해서 경험이 많아지면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통해 무늬만 성도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기 열심과 자기 생각과 자기 스타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닌지 늘 성찰해야 한다. 신앙생활을 오래 하면 집사가 되고 더 오래 하면 권사와 장로가 되지만 직분이 높아질 때 마음도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하라.
직분이 올라갈수록 믿음도 올라가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더 겸손해지라. 직분과 믿음은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직분으로 따지면 유대인만큼 하나님 앞에서 특별한 직분을 가진 존재는 없다. 그러나 유대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오히려 참된 믿음을 버리고 율법주의에 빠져서 더 큰 하나님의 책망과 심판을 받은 역사를 늘 기억하라.
특권의식과 책임의식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특권이 주어지면 더욱 큰 책임을 지라. 율법을 가졌다면 누구보다 율법을 잘 지켜야 하지만 율법주의자들은 ‘율법을 내세우는 것’은 잘했지만 ‘율법을 행하는 것’은 잘하지 못했다. 율법 조문에 지나치게 신경 쓰며 지키는 모습은 있었지만 참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오히려 율법을 범할 때가 많았다. 율법주의자의 가장 큰 잘못은 말은 많지만 행동은 없고 판단을 잘하는 것이다.
율법적인 태도를 지극히 주의하라. 율법은 영혼을 속박하지만 은혜는 영혼을 자유롭게 한다. 그 자유를 못마땅하게 보며 율법주의자는 은혜를 앞세우는 사람을 방종에 빠진 몹쓸 사람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다. 어거스틴이 말했다. “하나님을 사랑하라. 그다음에는 네 마음대로 하라.” 진리가 주는 참된 자유는 결코 방종의 자유로 흐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율법주의에 빠지지 말고 믿음으로 행동하는 참된 자유인이 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